잊을 수 없는 섹스, 그리고 그리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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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섹스 테이프]
 
그녀와 첫 관계 후 2주쯤 지났을 때입니다. 특별히 아프거나 소변을 볼 때 이상한 것은 없었는데 갑자기 희멀건 애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이런 경험이 없었기에 전 너무 겁이 났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살면서 처음 가보는 비뇨기과. 겁도 나고 무엇보다 너무 창피했습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다들 심각한 표정들로 고개를 숙인 남자들. 그리고 부부로 보이는 50대 커플. 남자가 뭔가 잘못을 했는지 여자는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고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피곤해 보이는 무뚝뚝한 표정의 간호사가 저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읽어보시고 체크할 부분 체크하세요."
 
그 후 기다리는 시간. 완전 가시방석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지금 나와 같은 심정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모두 힐끔힐끔 서로를 주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후 간호사가 저를 불렀습니다.
 
"OO씨 들어오세요"
 
진료실에 들어가자 의사는 문진표를 보고 간단한 질문을 했습니다.
 
"바지 내려보세요."
 
옆에는 무표정의 간호사가 서 있어서 대략 난감하더군요. 지금도 그때 그 상황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의사의 한마디로 진료가 끝났습니다.
 
"소변하고 피검사는 2~3일 정도 걸리니까 연락 드리겠습니다. 검사 결과 나오면 다시 오세요."
 
진찰실에서 나오자마자 전 뒤도 안 돌아보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그날 저녁도 어김없이 그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녀는 퇴근할 때 집에 들렀다 가라고 했지만 전 바쁘다는 핑계로 며칠 못 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며칠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혹시나 죽을 병은 아닐까 인터넷으로 찾아 보기도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입맛도 없었습니다. 어찌나 걱정되던지... 며칠 후 병원에서 검사결과가 나왔다가 연락이 왔습니다.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접수하고 잠시 기다리던 10여 분간 오만가지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의사는 차트를 한번 저에게 질문은 하더군요.
 
"결혼은 하셨나요?"
 
"아니요."
 
"지금 걸리신 병은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많이 하시는 분, 보통 업소여자들이 자주 걸리는 병입니다.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약 한번 먹으면 없어지는 겁니다. 혹시 술집이나 안마 뭐 그런데 가신 적 있으신가요? "
 
"아니요."
 
"지금 관계하시는 여자는 몇 분이나 있으신가요?"
 
"한 명입니다.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
 
의사는 순간 당황하더군요. 그런 후 갑자기 정색하며 표정과 말투를 바꾸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을 바꿨습니다.
 
"여자들이 공중화장실이나 목욕탕에서 간혹 걸릴 수 있습니다. 약 드시고 일주일 후에 다시 한 번 와서 검사받으세요."
 
"다음 분."
 
이런 제 상황도 모르는지 그녀의 문자가 옵니다.
 
'너 오늘도 안 오면 나 당장 딴 놈이랑 할 거야.'
 
요 며칠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녀의 문자를 받자마자 전화를 하고 바로 그녀에게 달려갔습니다. 며칠 못 봤다고 시큰둥해 있는 그녀는 그동안 왜 안 왔냐며 투정을 부렸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습니다. 의사는 꼭 여자에게 말해줘야 한다고 같이 약을 먹어야 하고 검사도 같이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녀에게서 옮겨온 거지만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녀는 크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오빠 어떤 년이랑 한 거야? "
 
"나 너 만나기 전 몇 달 간 한 적 없어. 그리고 의사가 그러는 데 걸린 지 일주일 정도라고 했어..."
 
잠시간 정적이 흐른 후 그녀는 또 크게 웃습니다. 한참을 웃더니 혼잣말을 말합니다.
 
"그 새끼인가? 그 새끼인가 보다. 오빠 별것도 아닌 거로 왜 그래? 오빠랑 나랑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오빠랑 하기 전에 한 거니까 괜찮아."
 
기분이 좀 상했지만, 혹시 내가 화내면 그녀가 떠날까 봐 화도 못 냈습니다. 겉으로는 나도 쿨한 척 웃었지만 속은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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