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차이 2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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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ne day]
 
그는 매너 있게 대화를 이끌었다. 연애하면 결혼이라는 강박도 없었다. 이후 데이트를 하면서 그 사람과의 나이 차이에 대한 편견을 지워나갔다. 한 잔, 두 잔, 세 잔 몇 잔을 마셨는지도 모른 채 마셨다. 친구들도 소개 받았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좋은 사람 옆에 좋은 사람이 모인다는 것을 믿고 있는 나로서는 더욱 호감이 갔다. 그렇기에 그 사람과 연애를 해 보고 싶었다.
 
“오빠 저랑 연애 한 번 해주세요.” 용기를 냈다. 잠깐의 침묵이 지나가고
“그리고 오늘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가지 마요.” 그렇게 한번 더 용기를 냈다.
 
왜 그렇게 같이 있고 싶었는지... 그 사람이 오늘 가버리면 한참을 못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붙잡았다. 그렇게 그 밤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
 
자취방, 그렇게 내 공간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내 옆자리를 내어 주었다. 어쩌면 너무 가볍게 어쩌면 너무 무겁게 내린 사랑의 시작이었다. 그 사랑의 시작은 여느 사랑이 그렇듯 뜨겁게 시작했다. 감정이 앞섰다. 육체적으로는 분명히 조심스러웠다.
 
그 남자는 내가 깨어질까 유리 다루듯 했다. 같은 침대에 누워 이야기만 나누려 했다. 오래 사랑하고 싶어서 육체를 앞세우고 싶지 않다고, 나는 아니었다. 같이 있는 시간은 육체와 마음 모두 뜨겁게 사랑하고 싶었다. 그 뜨거운 육체적 사랑이 그 남자는 나에게 실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팔을 베고 누워있는 나는 그대로 뺨에 뽀뽀를 해주었다. 쪽-하는 소리가 나면서 시선이 나에게 눈뜨는 것이 보였다. 그대로 웃어 보이곤 꼭 안아주는 그 남자의 팔이 야속해서 밀어내곤 그대로 입술에 입술을 포개어 키스를 했다. 능숙하게 허리를 감싸 안으며 달콤하게 들어오다가 되려 손을 거두었다. 뭔가 자존심이 상했다. 어리지 않은 나이인데, 충분히 사랑을 나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심한다는 것이 싫어서 몸을 감싸고 있던 것을 벗어 던졌다. 그 남자는 큰 이불 하나로 몸을 가려주곤 한숨을 쉬었다. 그러곤 감싸 안고 눈을 보면서 이야기 했다.
 
“조금만 천천히, 조심하고 싶어” 그 말이 불을 지폈다.
 
일부러 그 남자의 위에 올라타서 키스를 했다. 좀 더 뜨겁고 격렬하게 덤볐다. 그 남자는 그제서야 내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어깨를 잡고 있던 손은 등과 허리를 지나갔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은 목을 지나 가슴으로 내려와 애태웠다. 그 사람의 손길이 향하는 대로 몸은 휘어져 갔다. 활처럼 뒤로 젖혀진 허리를 뜨거워진 손으로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 남자의 몸도 서서히 뜨겁게 타오르며 내 리듬에 맞추어 주었다. 뜨거워진 순간의 살결을 만지고 싶어 허물을 벗겨내었다. 뜨겁고 단단하게 타오르는 그 살결에 몸이 닿으며 전율이 올랐다. 그 남자를 내가 움직이게 했다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남자의 숨결이 일어나서 내 가슴에 닿았다. 정말 짧은 시간에 정신도 차리지 못하며 육체의 유희를 즐기고 있을 때 그 남자가 내 위로 올라와있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세가 바뀌어 있었다.
 
남자의 무게가 묵직하게 눌러주며 자리잡고 있는 것이 좋았다. 그 사람의 무게가 뜨거운 육체 위로 올라와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행복했다. 그 사람의 욕구는 예뻤다. 감히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욕구였다. 얼굴까지 올라온 매끈하고 곧게 뻗은 욕구를 입에 한 가득 머금으며 그를 음미했다. 조금씩 흘러나오는 욕망을 핥아주며 올려다 본 그의 얼굴은 아주 조금의 홍조를 띄며 보조개를 머금고 있었다. 그렇게 그의 욕망과 미소를 즐겼다. 작게나마 새어 나오는 그의 신음소리가 들리면 더 뜨겁게 머금었다. 표정이 일그러지며 숨결이 또 한번 가슴에 머물렀다. 더욱 뜨겁고 깊게 머금으며 파고들어왔다. '아_'하는 옅고 긴 신음이 터지며 홍조가득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렇게 그 밤은 육체와 마음을 뜨겁게 사랑했다.
 
그 밤의 뜨거운 사랑을 시작으로 6개월의 길고도 짧은 연애를 했고 6개월의 연애 동안 그 남자의 말과 행동은 신사적이었다. 2개월간 보지 못한 장거리 연애에 지쳐, 사랑 받고 싶어 과감하게 던진 헤어지자는 말에도 그 남자는 너무 신사적이었다. 붙잡아 주지 않아서 잡아달라고 매달려도 보았다.
 
먼저 '연애하자'고 하지 않았던 그 사람.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던 그 사람.
그것이 22살과 35살의 차이였다.
 
내가 겪었던 35살의 남자는 먼저 나서서 뜨거워지지 못하는 나이였다.
그렇게 용기내지 못했던 것을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매너인줄 알았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의 '지켜주고 싶다'는 말과 행동은 날 애태우기 위해, 뜨겁게 타오를 수 있게 아궁이에 마른 장작을 넣어주듯 한 수를 더 내다본 것 같다. 어려서, 또 그 만큼 무모했기에 뜨거웠다. 용기를 낼 수 있었기에 그 사람과의 뜨겁고 차가운 연애를 6개월간 했었다. 여전히 그 사람은 차갑게 자신만의 매너를 지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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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자아지 2020.10.09 22:43  
아주 훌륭하군요 대단합니다 굿이에요